나와 다르다 내 기준을 들이밀지 말자.
기획자의 기획서가 보기 싫다.
회의를 하면 부족한 부분은 웃음으로 무마하려 한다.
같은 직급에 내가 선배지만 보충해달라 하면 뭐가 부족하냐며 입을 대빨 내민다.
더 잘 다듬어진 기획서를 내밀어도 자기 결과물은 훌륭하다 말한다.
니미... 기획서에 내용조차 들어있지 않다. 보충해 달라 했더니 간략하게 써놨다.
초안 달라한 거 아닌데, 혹시나 해서 물었다.
업데이트에다 보완까지 해놓았다 한다.
알았다 했다.
ㅅㅂ... 가르쳐 줄 수 없고 가르쳐봐야 내 시간 낭비일 뿐이다.
그래서 그냥 다 오케이 해주기로 했다.
하루에 끝내는 일을 일주일 낸둥 쳐하고 있다.
남들은 누구땜에 바쁘게 야근하는데 자기랑 상관없는 이야기다.
여기서부터 더 이상의 터치와 관여는 하지 않기로 했다.
그 사람의 능력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의 능력은 딱 거기까지다.
그 사람의 한계치를 이미 봤기에 모든 일은 그 한계치를 감안하고 보면 될 일이다.
기획자의 기획서가 너무 좋다.
flow와 작업자는 전혀 고려치 않고 텍스트를 세세하게 적어놓았다.
덕분에 기획서가 많이 줄었다.
중복되는 기능은 한번만 표시해두고,
유사한 다른 화면은 모두 배제시켜서 한결 더 간결해졌다.
화면 위주의 설명이다 보니 디테일한 기능은 그때그때 물어봐야 해서
기획자와 친밀해 졌다.
나에게 오히려 어떻게 하면 좋냐는 물음에 내 생각이 많이 반영된 거 같다.
내가 기획자가 된듯한 기분이다.
결과물을 내밀었더니 자신의 기획이 틀렸다며 수정해 달라 한다.
덕분에 결과물을 다시 해석하면서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었다.
최종 결과물을 다시 줬다.
처음 것이 더 좋았다 한다.
다시 원복시키면서 속으로 욕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은 답이 없다.
욕을 하던 비꼬든 그냥 받아들이면 편하다.
내 잣대를 남에게 너무 들이밀지 말자.
나만 힘들 뿐이다.
그것을 잘 푸는 능력이 내게 부족한 것이다.
결국엔 내가 부족한 것이다.
사회에 나오면 누군가와 부대끼며 일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유해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