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인상
공무원 집단 속에서 프리랜서로 지낸자 6개월 첫 이곳에 오기 전과 오고난 후 듣던 것과 겪은 것은 역시 달랐다. 나 또한 이곳을 오는 이들에게 이곳은 어떤 곳이다 말하겠지만 그들은 내 말을 어느정도는 맞고 어느정도 달랐다고 말할 것이다.
처음와서 방황하고 있을 때 그냥 지나가는 사람, 일적으로 연관되는 사람, 그리고 건너 건너로 아는 사람등 여러가지 케이스가 생긴다. 그중 오고 가다 알았지만 일적으로 마주쳤을 때 느낌을 이야기하고 싶다.
일적으로 연관된 계장님들 중에 한명은 욕심이 많아 보였고 게을러 보였다. 항상 옷을 화려하게 입고 다니고 직원들 입방아에 일을 하지 않는다고 자주 올랐다. 결재에 있어서 본인이 하기보다 직원들이 로그아웃 후 계장님 아이디로 로그인해서 하는 일이 잦았다. 자리에 비워있는 사람 기다리느니 자신의 계정을 공유해주는게 아랫직원들 입장에서도 편하긴 할 것 같다. 때문인지 무능력한데 어떻게 계장까지 올랐는지 의문이 잠시 들었다. 아마도 목표를 달성했기에 나태해진걸까? 아니면 직원들이 오히려 더 편할거라 생각한걸까? 속내가 궁금하긴 했다. 더 이상의 진급욕심이나 일에 크게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일을 처리하거나 진행함에 있어 사실 편했다.
또 한분의 계장님은 허허권법에 달인이다. 얼핏보면 세상 사람 좋아보이는데 일로 마주하고 보니 진급하기 위해 사람들 고생시키는 케이스였다. 아는척 하시지만 실질적으로는 아는 것은 얕고, 권한이 많은 자리이다 보니 군대식으로 까라면 까라는 형태로 일을 진행했다. 본인의 실적에 도움이 되는 일들은 무리하게 추진하려 하고 그렇지 않은 일들은 얼마 쓰지도 않는데 대충 처리해버리자는 식이었다. 다른 일정에 또다른 일정을 추진하려다 보니 야근을 강요하는 식이었다. 어차피 자신은 진급하면 땡이니까 아래 사람이 고생을 하든 말든 상관은 없는 거 아니겠는가? 그래서 덕분에 고생 좀 했다.
지위가 높을수록 결정권이 있음으로 자신의 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났고 낮을수록 자포자기하는 형태로 일이 진행되었다. 서로 다른 성향이 사람들이 일을 하게 되었을 때 결과물들은 역시 달랐다. 공무원 사회이다 보니 자리이동이 있을 때마다 일을 잘하는 사람 못하는 사람 구분이 되기 시작했고, 대충과 깐깐이 교차했다. 보이는게 다가 아닌 겪어봐야 아는 그런 곳이었다.
아직은 얼마되지 않아 실증이 나진 않지만 이 사람 북적대는 곳에 얼마나 멘탈을 잡고 있을지 궁금하다. 이 좁아터진 인구밀도 높은 SM 사회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