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봄눈 오는 화창한 날 나무에게 위안받으며 산책하게 되었던 어느 날

썩소천사 2017. 3. 7. 22:55



봄눈이 왔다고 믿기지 않을만큼
화창한 날씨다.

문뜩 산책을 하다 든 생각인데
나무는 자신을 키우기 위해 뿌리를 내리고
더 많은 광합성을 하기 위해 가지를 늘리고 키를 키운다.
처음 가지에서 나온 곁가지 들은 서로 닿지 않기에
영향이 크지 않지만 나무가 점점 커지다 보면
가지와 가지가 서로 영향을 주며 누군가의
광합성을 방해한다.

세찬 바람이라도 불면 서로 부러지거나 다친다.
하나의 기둥에서 시작했지만
결과는 각기 다르게 나온다.
헌데 신기하게도 어떤 나무는 간결하게
서로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잘 크는 나무도 있다.
나무마다 성격이 다른가 보다.
어떤 녀석은 꼬불꼬불 곱슬머리 마냥 엉키어 있고
어떤 녀석은 올곧기만 하다.

나는 어떤 나무에 속할까 지금 어디만큼
자라나 있는 것일까?
보이지 않는 뿌리는 잘 자리잡고 있는걸까?
나 스스로 가지를 쳐내고 있는지 키우고 있는지 등등
나무에 내 모든 것들에 대해 하나씩 비유해보니
모든 경우의 수와 상황이 대입된다.
그러면서 문뜩 나무에게 위안을 받고 있음을 깨닫는다.

가슴이 답답해 가볍게 산책을 했을 뿐인데
마음이 편해진다.
그리고 사무실에 앉아 일하다 보니
산책하며 사색했던 것들이
생각나지 않더라...
스트레스가 많이 쌓여 있음을 느끼게 된다.

마음에 여유를 더 써야겠다.
엉켜있는 나뭇가지 처럼 나 스스로의 가지를 서로 쳐내기 전에 말이다. 그마저도 안되면 전부 다 가지를 쳐내야 하겠지만 말이다.
쓸모없는 잔가지는 어서 빨리 솎아내자
더 높은 곳으로 가지를 뻗으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