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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을 일찍하게 되었다.
여유시간은 남고 딱히 모니터 앞에 있고 싶은 생각도 들지가 않았다. 컴퓨터 전원을 켜고 출근 등록을 마친 후 밖으로 나갔다. 문뜩 시원하고 상쾌한 공기가 마구마구 느끼고 싶었다. 회사 주변에선 점심 후 가던 산책길 외에는 없기에 그곳으로 향했다.
아침이지만 저 멀리 아파트 단지에서 이곳까지 산책 다니시는 분들이 적잖게 보였다. 대부분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거나 나처럼 아침 출근 후 산책하시는 분들인 듯 보인다. 운전하고 올 때의 그 상쾌함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나무나 숲에서 나는 그 고유한 향기가 정신적 피로를 조금이나마 가셔준다. 산책은 몸을 건강하게 하는 운동이 아닌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내가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아침부터 산책을 나섰다 라는게 나의 결론이다.
저 멀리 벤치에 어르신 두분이 각자 따로 앉아있다. 처음에는 서로 모르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가까이 가보니 부부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내가 가까이 가기까지 서로 말 한마디 시선 한 번 주고받지 않고 앉아계셨다. 공원을 한바퀴 돌고 돌아가는 길에 부부가 내 쪽으로 1미터 간격을 두고 걸어 오시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가장 가깝지만 가장 어색한 관계는 부부가 아닐까?"
잉꼬부부도 있고 서로 으르렁거리는 부부도 있지만 누가 더 서로에 대해 애정이 깊다고 판단은 못하겠다. 그냥 서로 곁에만 있어줌으로써 위안이 되는 존재 아닐까라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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