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집에 들렀다. 주중에는 다른 지역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부모님 얼굴을 볼 수 있는 날은 이제 주말 외에는 없다. 그래서 토, 일 어느 주말 하루라도 점심을 꼭 집에 가서 먹으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 고작 이 생활을 시작한 지 3개월밖에 되지는 않았지만 매일 아침마다 얼굴을 보던 사이에서 주말에만 보는 사이는 처음에는 어색했다. 아침마다 핸드폰이 어떻다는 둥 우편물이 왔는데 왜 왔는지 세금은 냈는지 또는 뭐가 필요하지, 아침에 내가 밥을 먹고 일어나기 전 말씀하시는 부모님이 신경 쓰였다. 하지만 이 생활을 언제까지고 할 수 없기에 독립을 해야만 했다. 나도 부모님도 언제까지고 서로를 곁에서 보듬을 순 없다. 신경은 쓰이지만 나이가 나이인지라 독립이 필요했다. 어쩌다 주말 점심..
끌리는 이성이 있다 처음에는 어리고 귀여워서 많은 호감과 보살핌으로 다가갔는데 어느덧 이성으로 보였다. 그때 마음을 내려 놓았다. 나이 많은 사람이 적은 사람에게 베프는 호의는 선을 꼭 지켜야 한다 믿었고 이 감정은 가벼이 지나는 헤프닝이라고 말이다. 선뜻 같이 밥이나 먹고 가라고 이성간에 나이차는 의미 없다고 대화만 잘 통하면 된다는 그 말에 마음이 다시 동할줄 몰랐다. 나에게 해당 없는 말들에 의미를 두는 순간 마음은 저 혼자 저 멀리 나가 버린다. 다시 집으로 돌아와 나간 마음을 가슴속에 꾹꾹 눌러담지만 다시 그녀를 마주할 때면 마음은 저 멀리 달아나려 하고있다. 이성과 감성이 서로 부딪히는 이 시기가 나에게는 너무 힘들다. 주저하지 않고 선을 긋기로 했으면 거기서 끝냈어야 했는데 그걸 이제 알 때..
작년엔 다음 해 잘 살아보겠다고 다이어리 사서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살자고 다짐하며 으쌰으쌰했는데 올해는 작년과 똑같은 새해를 지내는 기분이네 뭔가 놓치고 있는 느낌이 든다 나 스스로가 잘하는 일 내가 잘해낼 수 있는 일 내 적성과 흥미가 생기는 일 그런 일을 찾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고 노력을 해서 성취하더라도 내 적성과 맞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어느정도 아는 나이니까 많이 겪어봤고 후회도 해봤으니까 나이들어 후회하느니 차라리 젊을 때 몸소 느끼는게 나을 것 같다. 아둥바둥 하기보다 나를 이해하는 일이 더 중요한 2019년이다.
집에 도착하면 모든게 귀찮다. 야근을 지속한지 벌써 2달이 넘어가고 있다. 개떡같은 일정에 머릿속에 무슨 생각인지 정해진 기한도 없이 무조건 빨리빨리만 고집하고 있는 팀장때문에 이제 진절머리가 난다. 정작 중요한 것들은 다 놓치고 있고 무조건 빨리빨리란다. 팀원들 다그친다고 뭐가 나아지나? 기한도 없는 프로젝트라 참 신박하다. 모든게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프로젝트 배포만을 위해 닥달하는 그 모습이 처량하기까지 하다.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하 달라는 말에 그제서야 스스로 일정을 그려본다. 다음주 배포라던 양반이 자기가 달력을 펼치더니 3주 뒤를 말한다. 병신인가? 맞다 병신 돌아이 질량 보존법칙에 의해 어쩔 수 없다라지만 내 상사가 그럴경우 역시 팀원들만 힘들 수 밖에 없다. 중간에서 내가 조정해 본다고 ..
군대 제대 이후 샤워하고 난 후에는 항상 한 겨울일지라도 찬물로 헹궜다. 감기가 걸려있지 않는 이상 매번 그래왔다. 그래야 샤워를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이가 30중반이 다가오자 어느 순간부터 찬물로 샤워를 하면 다음날 콧물을 하염없이 흘려야 했다. 운동을 꾸준하게 했음에도 샤워를 한 다음에는 꼭 감기기운이 설였다. 어제부터 바람이 세차게 불더니 초겨울 날씨가 되었다. 운동을 해서 몸이 열이나고 있는 상태였기에 괜찮겠지 하고 찬물로 샤워를 했다. 잠들기 전까지 괜찮았으나 다음날 콧물이 심하게 흘렀다. 콧물로 인해 머리는 띵하고 수도꼭지처럼 코에서는 콧물이 계속 흘렀다. 젠장 회사에 출근해서는 덥고 건조한 히터바람 덕분에 기침까지 동반했다. 거기다 몸살기에 히터를 높이니 건조함은 더 심해져 눈이 떠..
이번주 부모님이 부부동반 해외여행을 떠나신다. 추워지기 시작할 무렵인데 더운나라로 가시니 국내에서 입을 외출복과 해외에서 입을 얇은 여행복만 챙기시면 될 터였다. 창고에 여행가방이 있는지 찾아보니, 아주 오래 전부터 부모님이 가지고 다니셨던 가방이 2개 있어 꺼냈다. 비닐로 씌워놓아 먼지가 쌓이진 않았지만 거미가 들어가 하얗게 거미줄을 쳐놓고, 스스로도 밖으로 나가지 못한체 그곳에서 삶을 마친듯 보였다. 최소 3년에서 5년은 쓴적이 없었던 것 같다. 가방 하나는 용량이 너무 작아 보였고, 하나는 좀 더 컸다. 아마 예전에 각각 1개씩 들고다니기 위해 2개를 구입하신 것 같다. 이번 여행은 3박 5일 일정이기에 가방은 1개면 충분하다고 하셨다. 작은 가방은 상태만 확인한체 다시 넣어놓고 큰 가방만 방으로 ..
초등학교 시절 비가 많이 내려 신발이 흠뻑 젖거나, 운동화 밑창에 구멍이 생겨 양말이 다 젖을 때면 엄마는 내 운동화를 빨아 연탄불 옆에 놔두곤하셨다. 어렴풋 기억나는 그 운동화는 유행하는 만화 캐릭터 신발이었으며, 측면에 각도에 따라 변하는 홀로그램 스티커가 붙어있고, 시발끈이 없는 찍찍이 운동화였다. 생각해보면 끈보다는 찍찍이가 더 편한 것 같다. 크룩스를 제외한다면 말이다. 가끔 신발은 젖었는데 다음날 학교를 가야할 일이 생기면 우리집에서 대로변으로 나가는 모퉁이를 돌아가면 나오는 신발가게에서 운동화를 사주셨다. 내가 신발을 고르기 보단 가격대에 맞춰서 신발 사이즈만 보고 가장 많이 팔리던 운동화를 주었던 거 같다. 그 때도 한쪽만 신어보고 사이즈를 확인한 후 맞을경우 반대쪽 신발도 신었던 거 같다..
꼭 연애가 시작될 때면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다. 한번은 둘 다 잡으려다 둘 다 놓쳤고 이전에는 연애에 올인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그렇게 시험도 끝나고 연애도 끝나고 나니 뭔가 허망하고 목적을 잃은체 방황하고 있다. 머리로는 정리가 되었는데 몸이 앞서지 못한다. 지금 그런 상태가 며칠동안 지속되고 있다. 다행히 책상에 앉아 책을 펴는 연습을 한다. 습관을 들이는 중이다. 연애하느라 잊어버렸던 공부하던 습관을 다시 일깨워 보려한다. 자기가 자신을 믿는 만큼 앞으로 나갈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항상 시련과 절망은 찾아오고 그 길에서 해어나오지 못하고 방황한다. 누구나 겪는 일이고 누구나 하는 일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덤덤하고 누군가에게는 뼈아프다. 그렇게 나이가 들수록 그런 감정에들에 익숙해지지만 어쩌..
친구녀석이 직장 동료로부터 권유받아 주식을 시작했다.처음 한 종목에 200만원, 두달 뒤 또다른 종목에 1000만원 투자했다. 2번째 투자한 종목은 주식을 구매하자 마자 당일 10% 그 다음 날 이익률 30%까지 치솟았다. 장기 투자 개념으로 넣은 거라 권유한 사람 말대로 목표가 20만원이니 "그 때 되면 팔어"라고 했지만 너무 급등한 주식이라 진입 시점이 나쁘게 보였다. 내가 권유한 것도 아니고 주식으로 이미 수억 번 직장 동료가 추천한거니 왈가왈부 하지말아야지 했지만 친구 녀석은 아침마다 주식 잔고를 캡쳐해 보냈다. 그만 보내라고 그냥 흘려버렸으면 됐는데 주가가 52주 최고가를 찍고 내려가던 날 주식 절반을 매도하라고 친구에게 권유했다. 친구는 처음 권유했던 말대로 2배 간다는 데 지금 파냐고 반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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