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움에도 연말이 다가오자 정류장에는 막차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이 날로 늘고 있다. 고등학생부터 회사 동료나 친구들끼리 버스를 기다려주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어제도 정류장에 사람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20명이 넘는다. 사람이 너무 많으면 지하철 놓치는데 오늘은 어김없이 못 탈 것 같은 생각에 다소 아쉽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바로 타고 가면 좋으련만 빠른 포기가 답인 것 같다. 버스는 출발해서 다음 정거장에서 사람 셋을 더 태우고 그다음 정거장에 정차했을 때 어떤 남자가 후다닥 급히 내린다. 소지품을 술집에 두고 와서 내리나 보다 생각하다 문득 정류장에서 모여있던 그룹이 생각났다. 비슷한 나이 때의 남녀 5명이서 한 명의 버스를 기다려 주고 있었는데, 아마도 여자 2명 중 한 명을 만나러..
밤 10시 막차버스를 타고 집에가는 길 아저씨의 운전이 심상치 않다. 승객이 타자마자 급출발 하시는 모습에 신호등 신호가 빨간불이 되기 전 급하게 출발하나 보다 했는데 그게 아니다. 정류장에 멈출때마다 급정거와 급출발이 기본인 것이다. 그렇게 몇개의 정류장을 돌고 장거리 국도를 들어섰어도 속도는 멈출줄 몰랐다. 어두컴컴한 도로를 달리는 버스에서는 삐~~~하는 소리가 멈추질 않는다 속도 80km이상이 될 때 나는 이 소리는 지하철 시간안에 도착하겠구나 라는 안심이 되기도 하지만 아저씨가 규정을 무시하고 있다는 말이 되기 때문에 좋아해야 할지 싫어 해야할지 모르겠다. 지하철 정류장에 도착할 무렵 매번 버스가 1~2분 여유가 있던 반면 오늘은 5분이상 여유가 생겼다 아마도 신호를 2개나 무시하고 달려서인지 모..
날이 무더워 카페에 가려고 길을 지나고 있는데 어디서 조센징 !@#%하는 소리를 하는 아재가 한명 보인다. 이동네 본적없는 인상의 아저씨 대략 50대로 키는 1 60대 초중반에 정장바지에 카라티, 안경을 쓰고 있다. 나와 눈이 마주치더니"조센징 놈들이란" 일본어로 뭐라고 길게 씨부린다. 속으로 일어로 뭐라고 짓거리는 거여 더워 죽겠는데 하면서 아재를 쳐다보니 아재도 나를 계속 쳐다본다. 그러고선 또 조센징 놈들이란 뭐라뭐라 짖거린다. 날이 더워서 미친놈들이 활보하나 싶어 차에 타서 다시 뭐라고 씨부렸나 생각해 보니 슬슬 빡친다. "시팍 쪽바리새끼가 더워죽겠는데" 지랄이네 라고 할걸 그랬나 후회가 된다. 나보다 연장자라 그냥 미친놈이다 하고 넘길려 했는데 짜증이 밀려온다. 이 시국에 저런 사람을 30년 넘..
실로 오랜만에 공원을 뛰었다. 작년 낙엽이 떨어지기 시작할 무렵부터 야근에 찌들어 삶이 고단해지면서 무언가를 놓친 거 같다. 놓친 것인지 놓아 버린 것인지 지금 되짚어 보니 놓아버린 표현이 맞을 거 같다. 그렇게 이런저런 일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되고 보니 가을에서 봄이 되어있었다. 계절의 흐름으로 본다면 참으로 알맞은 타이밍이다. 그만큼 이번 겨울은 추웠고, 왠지 모르게 구슬펐다. 내 뜻대로 될 것 같았던 것들이 내 생각과 의지와는 다르게 모두 벗어나 있었고 의지마저 꺾여있었다. 그리고 봄이 왔다. 꽃이 피기 시작했고 나무에는 새싹이 돋아나고 있었다. 사람들의 옷차림은 점점 얇아지고 밝아졌다. 퇴근 후 옷을 갈아입는 도중에 배를 내려봤더니 복근은 어디 가고 빵빵한 아랫배가 눈에 들어왔다. 겨울동안 쌓인 ..
주말에 몰아닥친 강추위를 뚫고 먹은 술 때문에 몸이 만신창이가 되었다. 몸에 기운도 없고 날씨도 춥고, 술 때문에 면역력도 약해진 상태에서 해장한다고 다음날 점심에 먹은 짬뽕에 밥까지 배부르도록 말아먹고 낮잠을 잤다. 그리고 결과는 참혹했다. 저녁에 자려고 누워도 낮에 잠을 자서 잠도 오지않고, 소화는 되지 않아 부대껴 뒹굴기만 했다. 그렇게 새벽 1시~2시를 넘어 잠을 청했지만 결국 한시간마다 잠에서 깰 수 밖에 없었다. 다음날 피곤한 몸을 겨우 이끌고 차에 탔는데, 히터와 열선을 틀어도 추위가 가시지 않았다. 30분에 운전에도 추위에 너무 떨어 허리가 아파왔다. 회사에서 히터를 28도로 틀고 담요를 덮어도 그 추위는 가시지 않았다. 눈은 충혈되고, 얼굴은 뻘겋고 머리는 빙빙빙, 허리는 계속 통증이 지..
아침 출근을 일찍하게 되었다.여유시간은 남고 딱히 모니터 앞에 있고 싶은 생각도 들지가 않았다. 컴퓨터 전원을 켜고 출근 등록을 마친 후 밖으로 나갔다. 문뜩 시원하고 상쾌한 공기가 마구마구 느끼고 싶었다. 회사 주변에선 점심 후 가던 산책길 외에는 없기에 그곳으로 향했다. 아침이지만 저 멀리 아파트 단지에서 이곳까지 산책 다니시는 분들이 적잖게 보였다. 대부분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거나 나처럼 아침 출근 후 산책하시는 분들인 듯 보인다. 운전하고 올 때의 그 상쾌함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나무나 숲에서 나는 그 고유한 향기가 정신적 피로를 조금이나마 가셔준다. 산책은 몸을 건강하게 하는 운동이 아닌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내가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아침부터 산책을 ..
어메리카노가 먹고 싶었다. 지나가다 수십번 보았던 카페의 문을 열고 들어섰다. 작지만 아기자기 하고 디테일이 돋보이는 카페다. 외진 곳에 있어서인지 사람이 한참 많을 시간에 단 두명밖에 없다. 아아가 땡겼기에 주저없이 커피를 주문하고 도서관 뒷편에 있는 작은 동산에 올라 마실 생각이다. 커피를 받아들고 한모금 마시는 순간 내가 좋아하는 스타벅스 오늘의 커피보다 더 맛있는 무언가가 느껴졌다. 적당히 쓰고 시고 기름졌다. 실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커피의 기름진 맛이었다. 동산에 올라 의자에 등을 기대고 다시 한모금 입에 오래 담고 있어본다. 역시 농도와 맛이 기가 막힌다. 근래 먹은 커피중 가장 맛있다. 카페 앞에 쓰여진 광주 최초의 어쩌고 저쩌고가 허튼 말이 아니었다. 다음에 가게되면 현금주고 사먹어야지라는..
출근 전 가게 배달을 하고 현금 10만원을 받았다.내 돈 2만원을 거슬러 드리고 다음날 엄마에게 어제 받은 거라며 드렸다.엄마 나한테 2만원만 주면 돼그러자 엄마가 2만원을 주시고 나를 다시 한 번 쳐다본다."돈 더 줘?"순간 당황해서 응?? "아니~" 하고 대답했다. 아침밥을 먹고 차를 타러 가는길에 초등학교시절 생각이 났다."엄마 준비물 사게 천원만"천원을 받고 내가 우물쭈물 거리면 엄마는 항상 그랬다."더 줘?"나는 "아니~~ 학교다녀오겠습니다!" 하고 가게를 나섰었다.준비물이 딱 천원일리는 없었다. 그럴 때도 간혹 있지만 조금 남는 거스름 돈은 내 용돈으로 쓸 요량으로 머리속으로 계산을 했었던 것 같다. 당연히 돈을 더 받으면 나는 더 많은 과자를 사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진 않았던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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