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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

친구의 주식투자

무뎌지지 않는 연습 2018. 4. 27. 11:45


친구녀석이 직장 동료로부터 권유받아 주식을 시작했다.

처음 한 종목에 200만원, 두달 뒤 또다른 종목에 1000만원 투자했다. 2번째 투자한 종목은 주식을 구매하자 마자 당일 10% 그 다음 날 이익률 30%까지 치솟았다. 장기 투자 개념으로 넣은 거라 권유한 사람 말대로 목표가 20만원이니 "그 때 되면 팔어"라고 했지만 너무 급등한 주식이라 진입 시점이 나쁘게 보였다. 내가 권유한 것도 아니고 주식으로 이미 수억 번 직장 동료가 추천한거니 왈가왈부 하지말아야지 했지만 친구 녀석은 아침마다 주식 잔고를 캡쳐해 보냈다. 그만 보내라고 그냥 흘려버렸으면 됐는데 주가가 52주 최고가를 찍고 내려가던 날 주식 절반을 매도하라고 친구에게 권유했다. 친구는 처음 권유했던 말대로 2배 간다는 데 지금 파냐고 반문한다. 그럴 거면 매일 나한테 왜 보여주는 것인가? 자랑하는 건가? 절친인데? 조언 해달라는 건가? 순간 어떻게 말해줘야 할지 고민했다. 그깟 주식 먼저 해봤다고 내가 훈수를 두는 건가 수익률도 크게 가져본지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내가 말이다. 내가 투자하라고 한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을 믿고 투자한거니 그사람 말대로 하라고 했다.

 그 날 주식은 52주 최고가를 찍고 15%가 빠졌다. 수익이 300에서 100만원대로 불과 4시간 만에 떨어졌다. 친구는 팔지 않았다. 결과론 적으로만 보면 그 때 팔고 다음날 샀으면 100만원 가량의 수익을 벌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간과했다. 그것은 결과론적인 이야기고 사실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거다. 팩트는 친구는 다른 사람의 권유로 주식을 샀고 목표가는 구매가의 2배였다. 나는 거기에 왈가왈부 할 필요가 없었다. 

 나는 주변 사람에게 주식을 권하지 않는다. 사기는 쉽고 팔기는 어렵다. 이익을 볼 경우 더 오를 거라는 기대감에 행복하지만 정작 팔지를 못한다. 주식이 떨어지면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매도하지 않고, 또 오를거란 심리가 작용한다. 그러다 반토막에 반토막 그리고 휴지조각이 된다. 상승장에서는 아무리 팔고 사고 해도 손실을 보지 않는다. 하락장에선 거래 때마다 손실이다. 상승장의 단맛을 느끼게 되면 투자금을 늘리고 기대 심리에 눈이 멀게 된다. 친구도 이미 2천 투자할 걸 천만원 넣었다고 아쉬워 했다. 그래서 주식이 무섭다. 전체 여유자금의 몇퍼센티지만 투자하고 더 이상 투자하지 말라했지만 이미 그 벽은 무너졌다. 아파트는 사야하는데 돈은 부족하고 대출은 2억 가까이 받아야한다. 그 압박 심리로 200만원에서 1200만원까지 비중을 늘렸다. 

 이제 내가 할 일은 둘중 하나다. 크게 벌면 술을 얻어먹던지, 손실이 나서 술을 사주던지 그거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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