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단비가 아주 조금 내렸다. 공기의 무게가 다소 무겁지만 더 상쾌하게 느껴지는건 꽃가루 때문이라 언제 봄이 왔었냐는 듯 낮에 반팔을 입지 않으면 등줄기에 땀이 가시지 않는다. 그렇기에 오랜만에 내린 비는 반갑지 않을 수 없다. 나무잎들은 균형을 맞춰가며 점점 푸르러 지고 내가 다니던 거리들은 세월이 흐를수록 변해간다. 그 변화에 나 또한 편승해 변해간다. 흘러가는 시간에 탑승해 옷을 갈아입는 나무를 보고 세월의 속도를 느끼면서 내 세월의 속도는 아직 집히지 않는다. 내 마음에 무게가 비온 후 무거워진 공기만큼이나 습한건 왜일까? 상쾌하면서 숨쉬기가 곤란한 것은 단지 기분 탓일까? 오늘은 참으로 아리송한 산책 길이다.
이야기/나
2017. 5. 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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