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이야기/나

빗물이 꽃향기를 머금은 저녁

무뎌지지 않는 연습 2017. 5. 4. 23:02



오랜만의 단비가 아주 조금 내렸다.
공기의 무게가 다소 무겁지만
더 상쾌하게 느껴지는건 꽃가루 때문이라

언제 봄이 왔었냐는 듯
낮에 반팔을 입지 않으면
등줄기에 땀이 가시지 않는다.

그렇기에 오랜만에 내린 비는
반갑지 않을 수 없다.

나무잎들은 균형을 맞춰가며
점점 푸르러 지고

내가 다니던 거리들은 세월이 흐를수록 변해간다.
그 변화에 나 또한 편승해 변해간다.

흘러가는 시간에 탑승해 옷을 갈아입는
나무를 보고 세월의 속도를 느끼면서
내 세월의 속도는 아직 집히지 않는다.

내 마음에 무게가 비온 후 무거워진
공기만큼이나 습한건 왜일까?

상쾌하면서 숨쉬기가 곤란한 것은
단지 기분 탓일까?
오늘은 참으로 아리송한 산책 길이다.

'이야기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외롭다  (0) 2017.11.05
"심심하다" 에 친구의 답변은 "디저 부러라"  (0) 2017.06.22
마음의 병  (0) 2017.02.26
일하랴 공부하랴 운동하랴 집안일하랴  (0) 2017.02.08
휴식이 필요해  (0) 2017.01.24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