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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놈들이 다 똑같지
단순하고 어리석고 욕지거리 좋아하고 감정을 토로하면 항상 장난으로 받아 들이고 마는 그런 무식한 인간들이 남자다. 이건 내 즉흥적인 견해이고 모두 다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지금 심정에서는 그렇다. 남자가 남자를 이해할 때는 서로 마주보고 있거나 장시간 징징거렸을 때 밖에 없다. 텍스트 만으로 친구의 감정을 알아주는 그런 녀석은 내 주위에 없는듯 하다. 단톡방에 잠수타거나 말수가 적어져야 "무슨일 있냐?", "술 땡기냐" 등의 반응이 온다.
땡볕 여름이 시작되고 휴가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데 솔로는 어디 혼자서 갈 곳이 없다. 거기다 나는 북적거리는 것도 싫다. 그렇다면 집에서 콕! 박혀있어야지 싶지만 사실 외롭다. 나이는 먹고 친구들은 애보랴 결혼준비하랴 연예하랴 각자가 바쁘다. 거기서 무심코 친구들 단톡방에 던진 말이 "심심하다" 였다.
나: "심심하다"
친구 1: "자 이년아"
친구 2: "디져 이년아"
나: "친구한테 나가 디져라가 머냐 디져라가"
참... 표현들이 격하다.
나도 모르게 친한 친구들에게 관심 좀 가져달라는 구걸의 말 한마디를 던졌을 뿐인데 답변이 죽어라라니 순간 멘탈이 흔들린다. 나도 모르게 진짜 그냥 죽어버리는게 고민도 없고 속도 편할라나 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그런 생각이 스치고 난 후 다시 한번 카톡이 왔다.
친구 2: "그럼뒈지든가 상년아"
이런 버러지 같은년이 더 지랄이다. 이쯤에서 격해져봐야 나만 이상해지는 꼴이라는 것을 알기에 "유럽은 가보고 디질란다"라고 답장을 보낸다.
친구 1 : "유럽 6박7일 얼마더라 가라"
친구 2 : "미친년"
역시 남자들의 단톡방은 애정이 과격하지만 넘쳐난다. 이를 순화해서 듣는건 내 몫이다. 나이는 늘어나고 미래는 불확실하고, 연예도 귀찮고 공부도 귀찮고 막상 벌여 놓으면 하기 바쁘고 다들 이렇게 사나 싶다.
준비가 되어야 연예도 결혼도 할 수 있을거란 생각과 그게 무슨 핑계냐 연예하다가 이 사람인 것 같으면 결혼 하는거지 입에 풀칠은 하겠냐?라는 생각 뭔가 하기 위해선 뭔가가 있어야 한다라는 이 전재 조건이 나를 옭아매고 있다. 선택과 집중을 조금더 발휘하면 모두 다 할 수 있는 것들인데 이 핑계 저 핑계를 대고 미꾸라지 처럼 피하려고만 한다.
헌데 10년 뒤 결혼했다 치고 지금 다니는 회사같은 곳에서 머물러 있다 가정해 보면 더 나아진 것도 더 안정적인 것도 없다. 오히려 나나 내 주위가 더 힘들어 하고 있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공부를 하려 하고 무엇인가를 이루려 계획을 세운다.
나 스스로가 불확실성을 가지고 살다보니 모든게 다 불안전해 보인다. 내 스스로가 안정화되있다면 지금같은 핑계거리는 찾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실무 공부만 하려고 했는데 미래를 찾아가는 인생 공부도 게을리 해서는 안되겠다.
넋두리가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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