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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침에 부쩍 아버지가 밥을 비벼드신다.
반찬이 좋거나 밥 맛이 없거나 둘중 하나지만
나는 그 모습을 볼 때마다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난다.
대학생 2학년 무렵 여름방학이라 할머니 병간호 하던 날
병원에서 점심으로 비빔밥이 나왔다.
할머니는 참 맛있다며, 평소에 1/3만 드시던 밥을
한 공기 거의 다 드셨다. 밥풀을 어찌나 흘리고 드시던지
체한다고 천천히 드시라 해도 식사를 빨리 끝내셨다.
그 모습을 마지막으로 할머니는 두달 뒤 우리 곁을 떠나셨다.
나와 점심을 먹을 때까지만 해도 기운도 있고 정정하셨는데
우리 할머니 성격을 봤을 때 며느리들 눈치밥이 힘드셨을 거다.
까랑까랑하던 우리 할머니가 몸이 아프기 시작하니
잘 움직이시지도 못하고 또 그러다 보니 먹지도 못해 몸이 약해지셨다.
그리고 그렇게 추석 명절 마지막날 떠나셨다.
그 후 비빔밥을 보면 할머니 생각이 난다.
병원에 계실 때 같이 같이 산책 나가지 못한 게 그렇게 후회가 된다.
그렇게 활동적이 던 분이 하루종일 누워 계셨으니 오죽했겠나
병원에 있는 그 답답함을 해소 시켜드렸어야 했는데
나는 잘 알지 못했다.
나이들어서 병원에 입원 한다는게
몸만 치유한다고 해서 낫는게 아니라
마음까지 치유해 드려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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