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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

공기업 프리랜서 5개월 후기

무뎌지지 않는 연습 2019. 7. 27. 19:35

프리랜서로 공공기관에서 일한지 벌써 5개월이 지났다. 어느정도 이곳 생활에 적응한듯 하지만 실상 업무적으로 봤을 때 내부시스템을 30%정도 이해했다고 밖에 보이진 않는다.
대략적으로 어떻게 프로세스가 굴러가는지는 알지만 문제가 없을 경우나 업데이트가 필요하지 않는 서비스의 경우 코드를 열어볼 일이 없어 마지막 수정일이 프로젝트 생성일이거나 3년 이상 된 파일도 많다.

이곳에서 개발을 진행하는 주된 이유는 신규 70 오류나 보안적 이슈 대응이 30정도 되는 것 같다. 다만 공공기관이라 그런지 보수적인 업무 추진과 실적 위주의 일 진행은 사기업에서 왔을 때 받아들이기 힘들거나 반대로 땡큐일 수 있다.

내가 겪어본 공공기관 SM에 대해서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급여
 일반적으로 봤을 때 메이져급이 아닌 이상 프리랜서가 단가가 높다. 특히나 적은 연차일 경우 더 빨리 몸값을 높일 수 있지만 진입하는 사람들의 나이가 높기 때문에 진입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른다. 대략 신입들의 경우 회사 정직원일 경우가 많고 프리로 할 경우 250~650까지 경력이나 하는 업무 그리고 운에 따라 급여는 제각각이었다. 급하게 사람이 필요할 경우에는 운 좋게 높은 급여를 받았고, 구하기 힘든 사람일 경우에도 동일했다.
계약은 공공기관에서 유지보수 사업기간을 기준으로 프리랜서들도 계약한다. 팀단위로 봤을 때 자신의 팀에 할당된 사람이 있고 그 사람에 맞는 개발자 등급이 존재한다.
고급2 중급 4 초급 2 이런 식이라면 중급 자리에 초급을 2명 넣고 남은 금액을 나머지 사람들이 가져가도 되는 뭐 그런형태였다. 즉 600, 500, 400이라 치면 중급 2명 자리에 초급을 넣음으로써 200이 남게된다. 그럼 그 남은 금액을 나머지 사람들이 나눠갖는 그런 형태다. 
아니면 마더 업체를 중간에 다른 업체가 끼어 갑을병정 식으로 금액을 떼일 수 있다. 보통 50전후로 보면 된다.
 SI의 경우 조금 다르긴 한데 기간이나 작업 내용에 따라 SM 단가보다 50~200 더 높다고 생각하면 된다. 대게 체류비 명목으로 +100을 생각했다.

2. 근무시간
 9시 출근 6시 퇴근 남들보다 더 하지도 덜 하지도 않는다. 거의 출퇴근 시간 기준으로 10~20분 안에 80%이상 출퇴근 한다. 기간이나 업무 특성에 따라 종종 야근이나 주말 출근을 하기도 하지만 그것도 케바케다. 대부분 칼퇴근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진짜 급한 업무가 아닌 이상 출퇴근은 잘 지켜졌다. 다만 업무 특성상 서비스 점검 날이나 업데이트 날에는 새벽에 시스템을 확인한다거나, 공공기관 답게 비상훈련등을 하기 때문에 일찍 출근하는 날이 1년에 몇 번 존재하긴 했다.
나 같은 경우 아침 6시까지 출근했던 적은 1번 있다.
그래도 사기업 다닐 때 보다 근무시간은 여유롭다 볼 수 있다.

3. 복리후생
 믹스커피를 제공해 준다. 휴가는 1년에 3일, 월차는 월1회 1년기준 12일 쓸 수 있다.
근속년수 이딴 건 없다.
보너스 이런거 없다.
휴가비 이런건 계약한 회사에 따라 선물을 주거나 떡값을 주는 회사가 있긴 했다.
나랑 계약한 회사는 ...없었다.
종종 회사에서 자신들 소속 프리랜서들에게 점심을 사주거나 하는 회사가 있는데, 나 같은 경우에는 관리자가 저녁에 술 한번 사준게 다였다.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뭘 기대하지마라.
아!! 공공기관에서 외주인력중 추천받아 상품권 30만원 주거나, 유지보수 업체에서 성과급 비슷하게 상품권 10~30을 분기별로 주긴 했다. 오래 있거나 일이 많은 순이었다.

4. 분위기
 프리랜서들이 팀에 속해 일하기 때문에 개개인이 일하는 곳이다. 팀웤이 좋은 곳도 있는 반면 매번 언성을 높이는 팀도 있다.
주로 서로 맞는 사람들끼리 어울려 다닌다. 나이가 많음에도 왕따가 존재하고 업무적으로 싸우기도 한다.
첫 이곳에 입성할 경우 적응하지 못할 수 있다. 종종 혼자 밥을 먹거나 차를 마시는 사람도 흔히 보인다. 곧 동료를 사귀어 같이 다니거나 하기도 하지만 첫 진입 후 적응하는데 힘이 드는 편인 것 같다. 케바케이긴 하지만 팀웤이 좋은 곳일 경우 그딴 거 필요없이 업무며 회사 생활이며 다 챙겨주기 때문에 이딴 거 걱정 안해도 된다.
팀웤과 팀장 성향에 따라 이건 케바케인 것 같다. 내가 속한 팀의 경우 이런거 없다. 오지게 싸운다. 그냥 딱 회사 동료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을 만나보면 확실히 갈린다. SI만 하는 사람 SI, SM가리지 않는 사람 SM을 사회 첫 시작부터 쭉 한 사람 겪어보니 각각 어떻게 사회생황을 시작했고 어떤 업무를 했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능력치가 보인다.
처음부터 SM을 권하고 싶지는 않다 역시 SI에서부터 굴러봐야 시작과 끝을 어떻게 끌고가야 할지 빠른 시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많은 경험치를 쌓을 수 있다. 대신 야근을 개빡칠정도로 하겠지 그러니 나이 어릴 때 실컷 굴러야 한다. 그래야 30대부터 서서히 멈춰가는 머리를 붙잡고 고민을 하다가 40이 다가오면 SM이나 관리자로 빠지더라도 내공이 축적되어 어떤 개발이야기든 끼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봤자 서로의 전문분야만 잘 알뿐 나머지는 사실 서로 잘 모른다. ㅋㅋㅋ 그래도 느낌적으로 아 그런거? 하는 수준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비오는 날 카페에서 그냥 주저리 써봤다.

이 생활이 단점이 하나 있는게 안정적인 직장을 찾는다면 그건 생각해 봐야한다. 대게 2년 계약이고, 서비스가 중도 끝나거나 개발 인력이 필요 없어질 경우 책상을 빼야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기술이 발전되는 만큼 SM이 서있을 자리는 점점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그 시간이 무척이나 길다는게 또 함정이기도 하다. 개발력이 퇴화되지 않게 꾸준히 노력한다면 좋지 않을까 싶다. 자리가 편하고 배가 부르다 보면 나태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50대 초반에 은퇴한다는 생각으로 빨리빨리 몸값을 올려 노후를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요즘 생각이다. 그래도 대학생 때 IT를 시작하면 30대 중반부터 닭튀겨야 한다는 말을 생각해 보면 지금 주위의 50대 개발자 분들이 대단하다고 생각되는 요즘이다.
내가 속한 컨소시험 업체의 최고령 개발자분 연세가 64이셨던 거 같다. 존경스럽다. 정말 화이팅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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