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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하고 있을 때 문뜩 전 여친이 잠깐 생각나기는 하지만 현재가 더 좋기에 금방 머리속에서 잊혀지고 새로운 추억으로 덮어간다. 그러다 현재 하고 있는 연애가 끝났을 때 그 후폭풍들이 밀려온다. 이상하게도 소개팅 했던 사람부터 사귀었던 사람들까지 한명한명 머리속을 스쳐 지나간다. 다양한 사람을 보았고 만났고 진행 했지만 결과가 이런 것은 내 문제였을까? 아니면 서로 달랐기에 그랬을까? 아니면 시기가 적절치 못했을까? 지금까지도 모르겠다. 고작 두 달을 만나고 헤어짐을 겪은 후 2주가 지났지만 지금까지 파도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듯 하다.
가장 오래 사귀었던 친구의 경우 마지막 카톡으로 헤어지자 했을 때 답장으로 왔던 메시지가 아직도 기억난다. 장문의 헤어짐을 고백하는 내용을 보내고 정확히 2분 후 5번의 답장이 왔다. 이상하게도 소개팅이나 연애 후에 첫사랑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렇게 끝나는 구나"
"평생 옆에 있을 것 처럼 말하더니"
"그 것을 믿은 내가 참.."
"헤어지는 예의도 없이 메시지 하나로 정리 할 줄은 몰랐네"
"예상외네.."
어쩔줄 몰라하며 이걸 읽을지 말지 눌러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게 맞나 많은 혼동이 머리속을 어지럽혔다. 부득이하게 자리에 눕다가 카톡방에 들어가 버렸다. 이불킥을 여러번 시전 했었던 것 같다. 채팅방에 그녀가 남긴 읽어 내려가는데 신기하게도 휘몰아치던 머리속이 순간 담담하게 가라 앉았다. 내가 미친 짓을 한 것 같고, 그냥 당장 여자친구 집 앞으로 찾아갈까? 별별 생각을 했다. 그러다 자면 해결이 될 거라 믿고 잤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불안함이 잦아들긴 하더라, 이 사실을 친한 친구들에게 말 했고 친구들은 잘 헤어졌다고 했다. 그게 헤어진 사람에게 하는 위로의 말인줄도 모르고 나는 내가 잘 했다고 믿고 싶었고 믿고 있었다.
그 이후 3년간 마주친 적도 소식이 들린적도 서로 연락을 한 적도 없었다. 그녀에게 만나서 헤어지자 2번 말했을 때 헤어질 수 없다며 우는 그녀를 놓을 수 없어 부둥켜 안고 울었지만, 계속 반복될까 마지막 3번째는 메시지로 끝을 냈다. 나는 무엇이 그렇게 힘들었을까? 지금 만나면 달라질까? 왜 좋은 감정만 남고 나쁜 감정들은 시간이 지나면 무뎌지고 잊혀지는 걸까? 아마도 내 스스로 정신적 충격을 덜 받기 위해 기억을 조작해서 그럴 것이다. 나는 생각보다 작은 것 하나에 휘둘리고 상처받는다. 그리고 내 마지막 말은 그녀에게 상처가 아주 깊게 남겨졌던 것 같다. 내 상처는... 아마 모르겠지? 내가 말 안 했으니까 모를 것이다.
몸에 나일론 옷을 입으면 두드러기가 나고
피부에 강한 충격이 오면 붓고
밀가루나 화학 성분 음식에도 두드러기가 나고
생각이 많아 불면증에 시달리고
회사는 어려워 월급은 계속 밀려 퇴직을 고민하고
피곤에 쩔어 저녁에 바래다 주고 졸음운전 하며 집에 가던 그 때
매일매일 그녀의 운전 기사가 되어 어디든 바래다 줄 때
내가 바쁘면 자기를 좋아하는 다른 남자 차를 타고 돌아다니고
남자친구 사람과 나에게 말 없이 여행도 가고
남자 친구 사람이 매일 나와 헤어지는 시간에 맞춰 전화하고
결국 나와 헤어지고 그 남자와 사귀고 있는 그녀는 지금 잘 살겠지
이렇게 써놓고 보니 잘 헤어진 것 같다.
좀 더 싸울걸 그냥 말할 걸 성격상 그게 안돼서 문제였나 보다.
그래도 문뜩 좋았던 그 때를 회상하고 싶어 너와 산책하던 공원에 멍하니 홀로 앉아 있어도 보고, 너와 마주칠까 너와 자주 가던 곳은 피해 다니고, 너의 집 앞 맥도날드에서 옛 일을 회상하고, 혹여나 지나가는 너를 볼까 창 밖을 보던 나를 보면 그 때가 지금은 그리웠나 보다. 아니면 그 때의 소소한 행복을 갈망하고 있는 것 같다.
행복해지고 싶어 예전 감정을 꺼내고
그 곳에 가서 추억에 잠기지만
나쁜 감정은 털어내고
새로운 행복을 채울 수 있게
하나씩 비워나가자
마음에도 공간이 정해져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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