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철길이 없어지면서 그곳에 길을 내고, 나무와 꽃을 심어 도심속에 예쁜 산책로가 만들어졌다. 철길을 따라 만들어져 도심에 위치해 있는데다 길이 또한 길어 지루함도 운동하기에도 손색이 없다. 새벽, 대낮, 저녁 각기 다른 매력을 뿜어내는 이 공원은 나에게 힐링의 숲이나 다름없는 공간이다. 생각이 많은 밤이면 이곳을 거닐었고, 운동이 하고 싶을 때면 런닝을 했다. 주말 대낮 노란 은행잎이 우수수 떨어지는 모습에 공원 산책이 하고싶어졌다. 매년 겨울이 다가오면 이곳은 늦가을 단풍이 노랗고 빨갛게 물들어 낮에 산책하기 무척이나 좋은 곳이었다. 바닥에 떨어진 붉게 물든 단풍이 참으로 예뻤다. 올 해 그 옆에 대형 아파트 단지가 2곳이나 들어서기 전까지는 말이다. 올 초부터 올라가기 시작한 아파트는 나무들의 일..
공원을 산책하는 길에 저 멀리 낙엽들이 하나씩 떨어진다.동글동글 돌아가며 자기가 자라났던 지점에 그대로 떨어지는 안정성 우수한 낙엽도 있고 이리저리 갈피를 잡지 못하고 좌우로 크게 움직이다 떨어지는 녀석 바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바람에 몸을 맞긴 녀석까지 그 방법이 다양하다. 공원 길 옆 낙엽들은 누가 치운 것도 아닌데 길 양 옆으로 쌓여있다. 나도 모르게 그 쌓여있는 낙엽들 위로 내 발자국 소리를 내며 그 바스슥 거림을 즐긴다. 바사삭 부스슥 서걱서걱 하는 그 소리가 습도가 높은지 낮은지 까지 말해준다. 날이 건조한 날 낙엽을 밟을 때 나는 소리가 가장 맛이 있다. 그 낙엽 바스라지는 소리에 내 모든 스트레스가 다 부서져 없어지는 것 같은 그런 느낌도 들고 왠지 동심으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
오랜만의 단비가 아주 조금 내렸다. 공기의 무게가 다소 무겁지만 더 상쾌하게 느껴지는건 꽃가루 때문이라 언제 봄이 왔었냐는 듯 낮에 반팔을 입지 않으면 등줄기에 땀이 가시지 않는다. 그렇기에 오랜만에 내린 비는 반갑지 않을 수 없다. 나무잎들은 균형을 맞춰가며 점점 푸르러 지고 내가 다니던 거리들은 세월이 흐를수록 변해간다. 그 변화에 나 또한 편승해 변해간다. 흘러가는 시간에 탑승해 옷을 갈아입는 나무를 보고 세월의 속도를 느끼면서 내 세월의 속도는 아직 집히지 않는다. 내 마음에 무게가 비온 후 무거워진 공기만큼이나 습한건 왜일까? 상쾌하면서 숨쉬기가 곤란한 것은 단지 기분 탓일까? 오늘은 참으로 아리송한 산책 길이다.
기대없는 급작스런 만남에 괜시리 맘 설레고 심장이 콩닥 어디로 갈지 모르는 그 마음 그대 맘 속에 들어갈까 내 맘 속에 들어올까 설레는 그 순간 짧은 만남의 아쉬움에 설레임도 잠깐 둘만의 이야기라 믿었던 나는 멍청이 친구들과 만남 후 변한 그대 맘 나의 문제인지 그대의 문제인지 알 수없는 혼란 속 짧아지는 문자에 정리하는 나의 맘 가엾기만 하네 예고된 만남에 애써 외면해 보아도 숨겨지지 않는 진실 쿨한척 보내지만 가슴이 저리는 건 그 짧음 만남 속에 추억이 남아서겠지 내일까지 고민해달라 말하지만 이미 굳게 닫혀버린 나의 맘 미안함에 흔들리는 너의 눈빛 결국 그렇게 버렸고 버려지는 것들 부질없었나 싶은 짧은 설렘 이 마저도 짧은 추억이 되어 날 괴롭히겠지 날 알게해주겠지 그리고 잊혀지겠지
공원옆에 모텔이 하나 있다. 운동을 하던중 저 멀리 여자와 남자가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본체 서있다. 여자의 굳은 표정 20대 초반으로 보이지만 낮빛이 밤임에도 불구하고 창백해보인다. 남자는 여자의 핸드백을 잡고 매달리며 서있다. 유추 해보건대 남자의 짧은 머리와 모자 쓴 모습에 군인이거나 갓전역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옆에 보이는 모텔 뻔하지 않은가? 여자의 표정을 보건대 쉽지 않을 것 같다. 이 거지같은 새끼를 어떻게 뿌리치고 집에 갈까? 고민하고 있을터이다. 남자는 어떻게든 모텔에 들어가는 게 목적일터 일단 들어가고 나면 다음이 있을거라 생각하겠지 그렇게 둘의 줄다리기가 시작된다. 반환점을 찍고 되돌아 오는 길에 다시 그 커플이 보인다. 남자는 여자의 가방을 매고있고 여자는 표정이 아직도 굳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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