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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에 나갔다.
상대와 나이차이가 무려 10살... 처음 소개팅 할 생각 있냐는 물음에
"몇살인데요?"
"26살"
"ㅋㅋㅋㅋ 너무 어려요"
라고 대답했던 나이지만 언제 또 이렇게 나이차이가 나는 여자분과 소개팅을 해보겠나 싶어서 하겠다고 했다.
작년부터 소개팅 첫 안부인사는 문자로 보냈다.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카톡으로 보낼까 하다 문자로 먼저 보내도 손해 볼 것 없고 대부분 문자로 보내면 카톡이 편하다고 카톡으로 하자고 하니 문제 될 건 없었다. 예전 카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는데 문자로 답장이 온 경우도 있었다.
그건 빼박 100% 강요에 의해 나간 소개팅이기 때문에 잘 될 확률이 1%도 되지 않는다. 못 만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에 차라리 만나지 마라 하고싶다. 결국 그 여성과는 얼굴조차 못보고 서로 바쁘다는 핑계로 연락 안하고 파토났다.
카톡으로 대화를 옴기고 간단한 신상을 공유한다. 이모티콘이 넘쳐나는 카톡으로 옴긴 후 어려서 그런지 귀염귀염한 이모티콘을 날리기 시작하면서 이미 내 맘은 천상계를 오르고 있었다. 카톡을 하면서 실실 웃고 있는 내 모습이 얼마 만이던가? 어려서 그런 것인지 본래 성향이 밝은 사람인지 아직 분간되지 않지만 성격이 너무 맘에 들었다. 그렇게 약속을 잡고 몇 일 후 상대 여성분을 만났다.
예상했던 대로 어리다. 어리긴 어리다. 나는 늙었다. 그 생각에서 벗어나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커피 3모금? 그나마 밝은 성격의 여자분 때문에 대화는 급물살을 타고 이어져 갔다. 목소리도 좋고 그 밝은톤에 신난서 이야기 하는 모습이 너무 좋아보였다. 그렇게 2시간 이상 쉴세없이 이야기를 하기란 쉽지 않으니 참 말 많이도 했던 거 같다. 주로 내가 많이 들어주는 쪽으로 시간은 흘러갔다.
늙어서 그런지 만난지 3시간이 지날무렵 시간도 늦고 엉덩이에 쥐가 날 것 같아 산책좀 하자고 했다. 그러다 뭐 자연스럽게 길도 안내하고 맨홀이나 웅덩이를 피해 살짝 살짝 어깨를 잡았다. 걷다보니 손 스치는 거야 당연하고 나는 똑바로 걷는데 여성분이 지그재그로 걸어서 간격 유지가 힘들었다. 그러다 뻐꾸기와 아무말 대잔치를 하면서 여차저차 하다 손을 잡았다. 내빼지도 않고 싫은 소리도 안하기에 5분정도 손잡고 걸었던 것 같다. 슬슬 더워지기에 차에 탔을 때 여자의 폭격이 시작됐다.
"어떻게 초면에 손을 잡을 수 있어요? 어깨도 함부로 잡고 그러면 안되는 거 아니에요?"
"미안해요 부담 되었으면, 말씀 좀 해주시지 아무말씀이 없으셔서..."
"3~4번 보기 전까지 스킨십은 아닌 것 같아요!!"
"네 죄송합니다. 주의할게요. 제가 스킨십을 좋아해서 그래요"
"스킨십 좋아한다고 그래도 되는거에요?"
"조심할게요.."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이 연애 안하고 오랬동안 어떻게 참았어요?"
"그러게요.."
막 몰아붙인게 아닌 웃으며 대화를 하긴 했지만 아차 싶었다. 나도 모르게 봉인되어 있던 연애본능의 마지막은 항상 그렇고 그런 것이었기에 손잡는 거 쯤이야 라는 생각을 하는듯 했다. 다시 생각해 봐도 참 멍청한 생각이다. 그렇게 집에 바래다 준 후 혼자 되뇌어 보기 시작했다.
소개팅 후 스킨십은 언제 하는게 맞는가? 그리고 과거를 회상해보니 떠오르는 여자분이 몇 분 있었다.
소개팅 당일 소주 1병을 나눠 마시고 "오빠 저 키스하고 싶어요"를 외치며 나를 모텔로 이끌고간 여자 1
소개팅 후 2번째 만남에 나에게 키스를 퍼붓던 여자 2
가장 오랜 연애기억을 남겨준 여자 3의 경우에도 사귀는 첫날부터 오히려 팔짱을 끼며 먼저 스킨십을 해왔다.
이런 이력때문인지 아니면 이번 소개팅녀와는 만나기 전 카톡으로 대화를 너무 많이 해서인지, 그것도 아니면 너무 귀엽고 착하게 생긴이미지라 그런 것인지 나도 모르게 스킨십을 그닥 거리낌 없이 하고 있었다. 분명 예전에 사귀기 전까지 손도 안대고 어깨도 안만졌던 거 같은데... 잡아 주더라도 손가락으로 살짝 터치하는 정도였는데 나이가 먹어서 그런 건지 나도 모르게 과감하게 행동을 하고 있었다.
상대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기 쉬운 척도중 하나가 스킨십이기 때문에 나에 대한 상대의 호감도를 확인하려 했을 수 있다. 뭐가 정답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기본 에티켓으로 사귀기 전까지 스킨십은 하지 말아야겠다.
여자들이 느끼기에 스킨십을 허용해주면 바로 다음 코스? 로 남자들이 진행한다고 생각하고, 실제로도 남자들이 그러하고 있다. 손 - 어깨 - 허리 - 엉덩이 - 가슴등으로 넘어간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남자가 먼저 자제를 하거나 여자가 확실하게 남자를 제제하지 않으면 스킨십문제로 나와 같은 경우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여자들이 먼저 남자의 팔, 어깨, 가슴, 허벅지, 엉덩이 등을 만지기도 하더라. 나 같은 경우는 다 받아주었나? 거의 그랬었다. 누나 직장 동료가 만졌을 때만 유일하게 거부를 했었던 기억이 어렴풋 남아있다. 친누나 앞에 있는데 팔과 가슴을 만지고 누나 없을 때 모텔가자던 그 누나는 전해 듣기로 시집가서 잘 살고 있더라.
다시 그날의 기억으로 돌아와 생각 해보면 연애를 너무 쉬었더니 손잡고 걷던 잠깐의 그 온기가 오래 기억에 남는다. 덕분에 집에가는 길이 행복하고 설레였는데 또 이렇게 흘려보내는 인연이라 씁쓸할 뿐이다. 애정을 갈구하고 있으면서 연애를 하지 않고있는 나에게도 심심한 위로를 남긴다.
스킨십에 대한 척도는 사람마다 다르기에 그 순간 싫다면 상대에게 말해주면 좋겠다. 그리고 사귀기 전까지 하지 말자!! 뭐 서로가 좋다면야 하는거고 싫다면 안하면 그만 아니겠는가? 싶다.
"당황해서 말 못했어요." 보다 다음과 같은 멘트라도 날려 주길 바란다.
"너무 빠른거 아니에요?!!"
"아직은 아닌거 같아요!!"
"사귀고 나서 해야하는거 아니에요?ㅎ"
"너무 오래 잡고있는거 아니에요?ㅎ"
"손 좀...-_-"
차인 순간이 씁쓸하게 생각나는 하루다...
나이 차를 생각하면 당연한 거지만
스벅 아이스 커피가 땡기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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