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한 번 이맘 때쯤 시제를 모시러 간다.일요일 시제가 있다는 말을 지난주에 들었으니 나도 그 날은 갈 준비를 한다. 사실 주말에 약속이 많아 이리저리 돌아다녔으면 아마 가지 않았을 것 같긴 한데 어쩌다 보니 군대 전역 이후 매년 다니고 있다. 시골에 계신 분들이 대략 10시쯤 출발 하시니 우리는 9시에는 출발해야 한다. 운전은 내가 해도 될 법 한데 아직까지 70 중반을 바라보는 아버지가 이미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거신다. 특별히 불편하거나 힘들지 않을 경우에 본인이 직접 운전을 하려고 하신다. 백내장이 있을경우 시각 손실이 발생한다 하여 염려가 되지만 한편으론 나 없을 때 운전을 하시기 때문에 운전에 지장이 없으신지 확인하는 계기도 되긴 한다. 아직까진 운전을 잘 하시는 편이다. 가는 길에 작은 ..
오랜만의 단비가 아주 조금 내렸다. 공기의 무게가 다소 무겁지만 더 상쾌하게 느껴지는건 꽃가루 때문이라 언제 봄이 왔었냐는 듯 낮에 반팔을 입지 않으면 등줄기에 땀이 가시지 않는다. 그렇기에 오랜만에 내린 비는 반갑지 않을 수 없다. 나무잎들은 균형을 맞춰가며 점점 푸르러 지고 내가 다니던 거리들은 세월이 흐를수록 변해간다. 그 변화에 나 또한 편승해 변해간다. 흘러가는 시간에 탑승해 옷을 갈아입는 나무를 보고 세월의 속도를 느끼면서 내 세월의 속도는 아직 집히지 않는다. 내 마음에 무게가 비온 후 무거워진 공기만큼이나 습한건 왜일까? 상쾌하면서 숨쉬기가 곤란한 것은 단지 기분 탓일까? 오늘은 참으로 아리송한 산책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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