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집에 들렀다. 주중에는 다른 지역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부모님 얼굴을 볼 수 있는 날은 이제 주말 외에는 없다. 그래서 토, 일 어느 주말 하루라도 점심을 꼭 집에 가서 먹으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 고작 이 생활을 시작한 지 3개월밖에 되지는 않았지만 매일 아침마다 얼굴을 보던 사이에서 주말에만 보는 사이는 처음에는 어색했다. 아침마다 핸드폰이 어떻다는 둥 우편물이 왔는데 왜 왔는지 세금은 냈는지 또는 뭐가 필요하지, 아침에 내가 밥을 먹고 일어나기 전 말씀하시는 부모님이 신경 쓰였다. 하지만 이 생활을 언제까지고 할 수 없기에 독립을 해야만 했다. 나도 부모님도 언제까지고 서로를 곁에서 보듬을 순 없다. 신경은 쓰이지만 나이가 나이인지라 독립이 필요했다. 어쩌다 주말 점심..
새로운 연애를 시작할 때 그 전 연애나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흐름을 어느정도 이어가게된다. 기간이 길수록 몸에 습관이 베이기 때문에 그정도는 더 강해지게 된다. 1년여만에 시작한 어린 여친과는 이러한 점에서 모든게 새롭다. 과거에 만났던 내 경험들이 상대을 대함에있어 다르다는 걸 세삼 느끼고있는 중이다. 만나는 홧수나 물질적인 무언가에 집착이나 요구가 없다. 특별히 오고 가는 것에대해 큰 불만을 두지 않는다. 연애 초반 매일 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던 반면 쿨하게 하고 싶은 거, 약속있는 거 가라고 한다. 오히려 내가 약속있다고 밖으로 나도는 셈이다. 그리고 여친은 항상 그 자리에 있어 보고싶을 때 가면된다. 너무 내 편할때로 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한데 그녀는 항상 쿨하다. 만난지 두달쯔음..
꿈을 잘 꾸지도 않지만 현실인지 꿈인지 분간하지 못하고 헤매일 때가 있다. 오늘이 그러했다. 꿈에서 깨어, 이건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안 되면서도 잊어버릴까 처음부터 마지막 눈을 뜬 그 순간의 스토리를 기억해 내기 위해 열심히 기억 회로를 돌렸다. 오히려 거기서 꼬여버린 것인지 기억이 갑자기 다 사라져 버렸다. 나름 기억해내려고 정리를 시작했지만 도통 기억이 나지 않았다. 꿈속에서 그렇게 생생하게 느껴졌던 것들이 감정만 남은 체 지워져서 황당하기도, 기분이 좋지 않기도 한다. 출근을 준비하면서 여러 번 기억을 되짚어 보지만 기억은 계속해서 나지 않았다. 그때의 감정과 결론만 머릿속에 남아있다. 이건 개꿈이다 그리고 기분이 별로다. 집을 나와 버스를 타고가는 동안 얼굴에 미소가 지어지지 않았음을 알았다. ..
오랜시간 보아온 후배녀석과 5년만에 다시 재회하여 일을 하게되었다. 그 때도 돌아이라고 불렀었는데 나이를 5살이나 더 먹은 지금 더 개똘아이가 된 것 같다. 착한 녀석이긴 하지만 행동에 철이 없다. 앞 뒤를 보지않고 이야기하며, 과거 친했던 동료에게 험담을 들었다고 쌍욕으로 보답하려 든다. 넘길 것은 넘기고 받을 것은 받으면 그만인데 이제는 꼭 날을 세우려 든다. 사회에서 친구를 만들기도 어려운 일이지만 적군과 아군을 구분짓는 순간부터 서로가 힘들어진다. 하나의 사안에 대해 이견이 생겼을 때 뒤돌아 서서 욕하기 바쁘기 때문이다. 한번 숨을 돌렸다가 상대와 내 의견을 다시 생각해서 결론지으면 좋겠다 싶지만 이미 뱉은 말은 다시금 담을 수 없다. 서로 앙금만 쌓다 주위 사람과 무리를 지어 패싸움만 하려하니 ..
연락을 해야하는 사람이 있어 휴대폰 번호로 문자를 검색하던 중 목록에 특정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오빠 나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누구였더라? 생각하며, 문자 내역을 보니 3개의 문자 메시지가 이틀간에 걸쳐 쓰여있었다. 처음 내용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것이었고, 두번째는 자기가 잘못 했고 앞으로 이럴 계획을 알리는 내용, 그리고 그 다음날 온 문자는 내가 싫은 이유에 대해 쓰여있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나를 붙잡기 위해 문자와 전화를 했었던 그녀가 하루가 지나자 자신과 내가 맞지 않는 이유와 내 연애방식에 대해 부정하고있었다. 2년여 만에 보는 내용 같지만 왠지 뭔가 맞은데 또 맞은 그런 기분이었다. 일순간 그때의 감정과 연락을 받았을 때의 장소와 감정이 되살아 났다. 그녀와 두달여간 만난 후 그녀의..
작년엔 다음 해 잘 살아보겠다고 다이어리 사서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살자고 다짐하며 으쌰으쌰했는데 올해는 작년과 똑같은 새해를 지내는 기분이네 뭔가 놓치고 있는 느낌이 든다 나 스스로가 잘하는 일 내가 잘해낼 수 있는 일 내 적성과 흥미가 생기는 일 그런 일을 찾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고 노력을 해서 성취하더라도 내 적성과 맞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어느정도 아는 나이니까 많이 겪어봤고 후회도 해봤으니까 나이들어 후회하느니 차라리 젊을 때 몸소 느끼는게 나을 것 같다. 아둥바둥 하기보다 나를 이해하는 일이 더 중요한 2019년이다.
인생의 선배들은 말한다. 어릴 때 놀아라 건강 챙겨라 어릴 때 많이 놀아라 저축은 꾸준하게 해라 밥 굶지 말고 다녀라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누군가에게는 잔소리로 누군가에게는 걱정의 말로 들릴 것이다. 이런 말을을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하다 나이가 들면서 내 스스로가 좀 더 성숙해지면서 하나씩 알게된다. 그 말들을 왜 하셨는지 왜 나에게 말 하였는지를 말이다. 이상하게도 그 때는 크게 나에게 와닫지 못했다. 뭐 아직 젊으니까, 나한테는 해당 될지 않을걸요? 하는 반신반의하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깨닫는 순간 문뜩 누군가 했던 그 말들이 생각난다. 필요하지 않기에 넘겨들었을 뿐이다. 그리고 어느세 나 또한 그런 말들을 하고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렇게 인생에서 수 없는 조언을 조우하게 되지만 막상 따르는 건 ..
회사를 다니는 것인지 다니다 보니 다니게 되는 것인지 아리송해질 쯤 당장 1년 뒤를 생각할 때는 그렇게 두렵지도 지금이 부족해 보이지 않는다. 10년 뒤에는 괜찮을까? 이미 머리도 마음도 아니! 라는 대답을 하고 있다. 그것을 알기에 미래를 위해 퇴근 후나 주말에 자기개발에 열을 올리며들 사는게 아니겠는가? 나 또한 그러고 있고 말이다. 어느날 기사를 봤더니 이런 문구가 있었다.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부족하다 느끼며, 무언가를 계속 갈구하는 사람은 행복도가 낮다" 당연히 낮을 수 밖에 없지 않은가? 그 갈구하는 무언가를 이루기 전까지 자신의 현재의 모습에 만족하지 않기 때문에 노력하는 것인데 그것을 뭐라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한국사회에서 지금 내 처지에 만족하고 살아라?는 부합되지 않는 말이..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디든 어디에서든 내가 원하는 영상과 기사 이미지등을 마음껏 볼 수 있다. 컨텐츠 제공자는 그런 사용자들을 위해 빅테이터를 활용해 사용자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한다. 사용자는 유사 콘텐츠를 검색 없이 빠르게 볼 수 있고, 제공자는 사용자를 플랫폼에 묶어둘 수 있다. 그렇게 잠깐 보려고 했던게 시간은 훌쩍 넘기고 몇시간이고 사용자는 파고든다. 이제는 익숙해져 뭘 하려고 하지 않는다. 알아서 해주는 시대가 왔다. 그 늪에 한번 빠지만 헤어나오기가 어렵다. 다만 너무 많이 봐서 볼게 없을 경우에 그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하지만 그러기가 쉽지 않다.유투브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예전 노래를 찾아듣거나 뮤직비디오 보는 용도로 제한적이었다면 이제는 수익창출이라는 명목하에 서로 새로운 컨텐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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