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시간 보아온 후배녀석과 5년만에 다시 재회하여 일을 하게되었다. 그 때도 돌아이라고 불렀었는데 나이를 5살이나 더 먹은 지금 더 개똘아이가 된 것 같다. 착한 녀석이긴 하지만 행동에 철이 없다. 앞 뒤를 보지않고 이야기하며, 과거 친했던 동료에게 험담을 들었다고 쌍욕으로 보답하려 든다. 넘길 것은 넘기고 받을 것은 받으면 그만인데 이제는 꼭 날을 세우려 든다. 사회에서 친구를 만들기도 어려운 일이지만 적군과 아군을 구분짓는 순간부터 서로가 힘들어진다. 하나의 사안에 대해 이견이 생겼을 때 뒤돌아 서서 욕하기 바쁘기 때문이다. 한번 숨을 돌렸다가 상대와 내 의견을 다시 생각해서 결론지으면 좋겠다 싶지만 이미 뱉은 말은 다시금 담을 수 없다. 서로 앙금만 쌓다 주위 사람과 무리를 지어 패싸움만 하려하니 ..
회사는 계급이 있고 우리는 그 계급중 하나에 속한다. 누군가의 상사일 수도 누군가의 부하직원일 수 있다. 거기서 어느정도 결정권과 부하직원을 누리는 직급은 당연히 존재한다. 회사 규모나 구조에 따라 다르지만 그들은 그 사이에서 결정적 선택을 해야하는 중요한 인물들이다. 그리고 매번 어떤 사항에 대해 결정하거나 처세를 해야만 한다. 예를 들어 6개월 프로젝트라고 생각해보자. 상부에서는 프로젝트를 예상 시일보다 더 빠르게 끝내기를 원했다고 치자. 그러면 팀장은 일정을 다시뽑고 팀원들을 다독여 정해진 일정에 맞춰 일을 끝낼 수 있도록 해야하는 책임이 생긴다. 팀원들은 싫으면서도 회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따라갈 수 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상사와 관계도 있고 팀원들과의 관계도 있다. 야근을 강요하며, 수개..
집에 도착하면 모든게 귀찮다. 야근을 지속한지 벌써 2달이 넘어가고 있다. 개떡같은 일정에 머릿속에 무슨 생각인지 정해진 기한도 없이 무조건 빨리빨리만 고집하고 있는 팀장때문에 이제 진절머리가 난다. 정작 중요한 것들은 다 놓치고 있고 무조건 빨리빨리란다. 팀원들 다그친다고 뭐가 나아지나? 기한도 없는 프로젝트라 참 신박하다. 모든게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프로젝트 배포만을 위해 닥달하는 그 모습이 처량하기까지 하다.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하 달라는 말에 그제서야 스스로 일정을 그려본다. 다음주 배포라던 양반이 자기가 달력을 펼치더니 3주 뒤를 말한다. 병신인가? 맞다 병신 돌아이 질량 보존법칙에 의해 어쩔 수 없다라지만 내 상사가 그럴경우 역시 팀원들만 힘들 수 밖에 없다. 중간에서 내가 조정해 본다고 ..
기획자의 기획서가 보기 싫다.회의를 하면 부족한 부분은 웃음으로 무마하려 한다.같은 직급에 내가 선배지만 보충해달라 하면 뭐가 부족하냐며 입을 대빨 내민다.더 잘 다듬어진 기획서를 내밀어도 자기 결과물은 훌륭하다 말한다.니미... 기획서에 내용조차 들어있지 않다. 보충해 달라 했더니 간략하게 써놨다.초안 달라한 거 아닌데, 혹시나 해서 물었다. 업데이트에다 보완까지 해놓았다 한다.알았다 했다.ㅅㅂ... 가르쳐 줄 수 없고 가르쳐봐야 내 시간 낭비일 뿐이다.그래서 그냥 다 오케이 해주기로 했다.하루에 끝내는 일을 일주일 낸둥 쳐하고 있다.남들은 누구땜에 바쁘게 야근하는데 자기랑 상관없는 이야기다.여기서부터 더 이상의 터치와 관여는 하지 않기로 했다.그 사람의 능력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그의 능력은 딱 거기까..
갑자기 야근을 하란다. 밑밥은 지난주 회의 때 처음으로 회의 막바지에 팀장은 이렇게 말했다."강제는 못하겠는데 다음주부터는 프로젝트 끝날 때 까지 9시 넘어서 퇴근해줬으면 좋겠어" 이유도 모르고 기간도 모르고 그냥 야근만하라고 처음엔 그랬다. 나도, 그 외 나머지 사람도 벙찐 모습으로 쟤 왜저러는 거야? 하는 표정 들이었다. 애초에 프로젝트가 연내 힘들고 인원 충원이 되어야만 출시 가능하다고 누누히 말했는데 이제와서 개소리를 시전하신다. 이사는 내가 일정을 늦게 줬기 때문에 틀어졌다며, 아몰랑을 시전하고 있다. 작업 목록을 가지고 일정을 뽑고 기획서 보고 또 뽑고, 디자인 시안 보고 또 뽑았다. 일정을 총 3번이나 뽑은 셈이다. 당연 일정은 모든게 갖춰진 이후에 결론 내릴 수 있다. 그런데 이사는 꼭지만..
관심을 끄기로 생각한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출근하는데 자꾸 아침에 대리러 가고 싶단 욕구가 샘솟았다. 지난 금요일 그녀를 아침 출근길에 태웠을 때 그녀에게서 나던 향기가 너무 싱그러워서 였을까? 매일 같이 출근하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녀에게 잘 보이려고 선물받은 비싼 향수도 뿌리고 다니고 했었지만 그녀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었다. 되려 반대로 아침 출근길 그녀의 향기에 취한꼴이라니 웃겼다."너 되게 좋은 향기 난다""저 향수 잘 안뿌리는데요?""그래 바디워시랑 샴푸 냄새가 좋네~""엄마가 쓰라고 주셨어요. 저는 비염 때문에 냄새 잘 못 맞아요."그렇군 비염때문에 내가 뿌린 향수는 의미가 1도 없었구나 앞으로 뿌려봐야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 향기의 진원지가 궁금한 나머지 정차중에 ..
아침 사무실응 들어서면 코가 찡찡하다. 냄새에 내가 좀 민감한 편이기도 하지만 원인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사람이 있어서다. 노총각 과장은 겨울옷을 빨아 입지 않는다. 옷장에서 꺼내 입고 다시 넣어 놓는 것 같다. 작년에 입었던 옷들은 하나같이 냄새가 심각하다. 해가 거듭 될수록 냄새도 짙어져, 몇 번 말씀드렸지만 옷장 속 옷들을 죄다 끄집어 빨고, 아니 옷장까지 통으로 바꾸지 않는 한 그 냄새는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그 다음은 팀장의 전자담배와 디퓨저다. 냄새가 심해 한겨울에도 창문을 열고 환기는 필수다. 공기청정기로도 담배냄새는 어쩔 수 없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창문 열어놓으면 춥다고 궁시렁거린다. 담배를 그럼 피지 말던지 잠깐 금연을 하나 싶더니 또 핀다. 회사에서 종일 물고 있는 담배인데 어..
회사에서 점심에 칼국수를 먹으러 갔다.매일 구내식당에서 다람쥐 쳇바퀴 도는 메뉴만 먹기엔 모두가 질려있었기에 이제는 일주일에 한 번 외식을 나가자고 하여 날도 추우니 칼국수집으로 붕붕이를 타고 나갔다. 테이블에 앉아 칼국수와 팥칼국수를 2인분씩 시키고 만두를 차장님이 쏘셨다. 아싸를 외치며 나는 내 옆에 놓인 깍두기와 김치를 다시 그릇에 먹기 좋게 가위로 자른다. 검정색 큰 그릇에 음식이 나오기 시작하고 생각보다 많은 양과 오랜만에 먹는 밀가루 음식에 이미 위장은 아우성치고 있었다. 면발을 집게로 집어 앞접시에 가득 담고 국물도 없이 호로록~ 흡입했다. 역시 밀가루 음식은 첫 젓가락이 가장 맛있다. 그렇게 한접시 해치우고 이번엔 국물과 면발을 같이 호로록 해본다. 역시 칼국수는 바지락 칼국수지 하며 먹다..
업무 내용을 회사 인트라넷에 등록한 후 시간을 보니 나에게 15분이란 시간이 남는다. 15분 나는 15분 동안 무었을 할까 하다가 이 글을 적어본다. 무엇을 적을까? 딱히 떠오르는 건 없지만 인터넷 기사는 보고 싶지고 볼 것도 없는 것 같다. 직원중에 메신저로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이 있었다. 종종 수다도 떨고 업무 이야기 세상이야기도 하면서 내 직장생활 노하우를 알려주곤 했다. 서로 지역이 달라 딱 1번 만났지만 밝고 서글서글한 사회 초년생은 회사 생활에 있어 조금이나마 활력소가 되었다. 그리고 올 여름 퇴사해 버렸다. 나에게는 회사에서의 잠시 쉴 수 있는 활력소가 사라진 셈이다. 일주일에 2~3번 하는 메신저 대화만으로도 스트레스가 다소 해소되었으니 나에게는 회사의 비타민 같은 존재였다. 퇴사 후 끈..
회사 다니는 이들중 누가 모든면에 만족하며 다니겠는가? 회사가 좋으면 사람이 문제 사람이 좋으면 회사가 문제 둘 다 좋은 회사도 있고 둘 다 노답인 회사도 있겠지 가쉽거리로 회사, 상사 뒷담화 할 때 쾌감은 있을지언정 그런 회사 다니고 있는 자신을 생각해 보면 남는 건 또 무엇인가? 회사는 회사고 나는 나지 연애하다 헤어지면 남인 것 처럼 회사도 직원도 서로 떠나면 그만인 것 욕할 필요도 그렇다 자괴감 들 필요도 없다. 너는 너 나는 나 그렇게 지내자 가족같은 회사보다 가'족'같은 회사가 더 많지만 그저 이기적인 회사와 직원이 덜 한 곳에서 다니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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